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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고등학생 40% ‘집안일 때문에 공부할 시간없다’ 구제책 마련 나선 정부

日 고등학생 40% ‘집안일 때문에 공부할 시간없다’ 구제책 마련 나선 정부

기사승인 2021. 05. 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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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홀부모 가정과 고령 출산의 영향으로 어릴때부터 가족들의 간호와 육아, 집안일의 부담을 지는 영케어러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일반사단법인 일본 케어러 연맹 공식사이트
일본에서는 출산 고령화와 이혼가정의 증가로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조부모의 간호나 동생의 육아 및 가사노동을 담당하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는 청소년, 즉 ‘영케어러(Young Carer)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과 후생노동성,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공동으로 조사한 ’전국 중고등학생 영케어러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영케어러는 17만7600명에 달한다.

또 전국 1350개 공립 중,고등학교의 영케어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가사노동을 수행하며, 7시간인 학생도 1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등학생 중 40.8%가 ’공부나 숙제를 할 시간이 없다‘라고 대답하였으며 12.2%가 ’집안 사정상 진로를 변경했다‘고 답하며 학생들의 학력저하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가 실태 조사 이후 영케어러를 위한 본격적인 지원책을 마련에 나섰다.

17일 마이니치 신문이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케어러 지원책은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한다. 정부는 동생의 육아나, 가사노동, 간호 등으로 공부할 시간이 없는 아이들의 가정에 가사노동 지원 서비스와 간호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상담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영케어러 지원책을 공식 발표하는 것은 처음으로, 두 기관은 이번 지원책을 올 여름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재정 운영 방침‘에 반영해 조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 정부가 4월 공표한 전국 중고등학생 생태조사에 따르면 돌봄 대상으로는 어린 형제가 가장 많았다. 해당 조사로 영케어러들의 부담이 밝혀졌지만 간호보험이나 장애복지 등 기존 시스템과 공적 서비스 만으로는 부담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각 가정의 소득과 환경을 고려해 가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영케어러들이 직접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점 또한 지적됐다. 청소년들이 공공 기관과 전문가에게 직접 연락해 상담을 하는 심리적인 부담이 높기 때문이다.

영케어러 상담 프로젝트 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상담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영케어러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창설 등을 추진할 것”이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고 운영할 민간 지원단체와 지자체의 연계에 대한 보조금을 지불하는 방법을 상정하고 있으며 민간 단체의 힘을 활용하여 상담 체제를 견고히 다져갈 것”이라며 향후 방향성을 내비쳤다.

’가족을 돌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으로 인해 부담이 되는 것을 참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은 만큼 일본 정부의 이번 구제 정책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마이니치는 이번 정책에는 각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진료 보수 개정안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간병인, 상담사, 가사 도우미 등의 고용 안정에도 한몫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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