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원하는 백신으로 접종하는 헝가리....국민 절반 가량 1차 접종 완료

원하는 백신으로 접종하는 헝가리....국민 절반 가량 1차 접종 완료

기사승인 2021. 05. 07. 15: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선택 가능해져 접종에 가속화
-백신 접종 신청부터 증명서 발급까지...통신원이 전하는 헝가리식 접종
헝가리 정부 공식 홈페이지(abouthungary.hu)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기준 헝가리 전체 인구의 44%에 달하는 415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0만 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백신 접종자 수 500만명 이상이 목표라고 밝혔다.

헝가리는 지난 4월 2주 만에 100만명에게 접종하며 무서운 속도로 대국민 백신 접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일일 확진자 수는 여전히 높은 평균 1500명대를 기록하고 있으나, 약 1달 전 일일 최고 확진자 수가 8000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3월 중순에는 인구 대비 사망자 수 (7일 평균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대유행 시작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이기도 했었으나, 한 달 만에 눈에 띄게 확진자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오르반 총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는 현재 유럽연합(EU)에서 영국 다음 두 번째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이다. 4월 6일 백신 접종 인구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주 마침내 접종자 수가 400만 명을 초과하며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3차 완화 조치를 시행했다. 백신 공급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현재 헝가리에서 사용되는 백신은 시노팜, 스푸트니크V,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총 5가지이다. 이날 6일 헝가리 정부는 화이자 백신 추가 1080만회분 계약에 서명했으며, 추후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은 18세 미만 청소년들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백신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헝가리는 모든 국민에게 충분한 백신을 이미 확보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까지 헝가리 국민이거나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사회보장보험(TAJ) 등록자에 한하여 백신 접종 신청을 허용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인구 확대를 위해 TAJ가 없더라도 백신 접종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4일부터는 헝가리 거주증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달라진 것은 접종 대상자 기준 뿐만이 아니다. 기존에는 접종 신청자가 백신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담당 의사가 신청자에게 사전에 연락하여 “스푸트니크V를 배정받으셨는데, 괜찮으신가요?”라고 묻는다. 만약 신청자가 거부하면 원하는 백신을 배정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반면, 현재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는 점을 고려하여 접종 속도를 높이고자 기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특정 기간 동안 개인이 원하는 백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하였다. 예시로 지난 1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날짜가 공개되었고, 이에 본 통신원도 특정 날짜를 선택하여 신청을 할 수 있었다.

본 통신원은 접종 우선순위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나이 순에 따라 신청 이후 최소 1달 이상 대기해야 하지만, 변경된 신청 절차를 통해 5일 만에 접종을 받았다. 접종 기관에 도착하여 신분 확인부터 접종까지 15분도 채 소요되지 않았다. 접종을 받은 즉시 종이로 된 ‘1차 접종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증명서에는 위조할 수 없도록 QR코드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다. 동시에 2차 접종 날짜와 시간을 안내 받았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하면 플라스틱으로 된 ‘백신접종카드’를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헝가리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라 현재 1차 접종 12주 후에 2차 접종이 이뤄지지만, 담당 의사는 정부가 2차 접종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으니 이메일 및 연락을 유의하라며 안내했다.

KakaoTalk_20210507_011553456
야외 테라스 개방 허용 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만남을 즐기는 모습./사진출처=김채은 부다페스트 통신원
헝가리 정부는 봉쇄 조치 완화의 일환으로 ‘백신접종증명서’를 소지한 사람들에게만 극장, 영화관, 도서관, 호텔, 체육시설의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종사자들은 2차 접종도 아닌, 1차 접종만으로 개방을 허용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식당 야외석은 백신 접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데 테이블 간격에 대한 규제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헝가리 정부는 무서운 속도로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의학전문가들은 1차 접종이 모두 완료되기도 전에 규제 완화 조치를 시행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4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