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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단 돈 우선?…태영건설 ‘산재사망사고 빈발’ 이유 있었다

안전보단 돈 우선?…태영건설 ‘산재사망사고 빈발’ 이유 있었다

기사승인 2021. 04. 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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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태영건설 본사 대상 특별감독 결과 발표
CEO 안전보건 의지 부족…전사적 평가체제 전무
고용노동부 '연속 사망사고 발생한 태영건설, 특별감독 결과 발표'
김규석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연속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업체인 (주)태영건설 본사 특별감독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국내 시공순위 13위인 태영건설의 공사현장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안전보다 비용·품질을 우선시하는 기업 분위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용노동부(고용부)는 26일 태영건설 본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실시한 특별감독 결과, 본사의 안전보건관리 인력·조직·경영진의 의지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강력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감독은 태영건설에서 올해에만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 본사의 안전보건관리체계에 대해 처음 실시된 사례이기도 하다.

고용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공사를 맡아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 건설현장에서 지난 1월과 2월 근로자 3명이 각각 파일과 H빔에 깔려 사망한데 이어, 3월에도 경기도 구리 갈매 지식산업센터 신축현장에서 펌프가 붐대 맞음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고용부는 3건의 사망사고가 태영건설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라고 봤다. 대표이사의 활동, 경영전략 등에서 안전보건에 관한 관심과 전략·활동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안전보다 비용·품질을 우선시하는 기업 분위기가 형성된 게 잦은 산재사고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용부는 태영건설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안전보건 관련 사항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사적인 안전보건 목표가 설정돼 있지 않고 이에 대한 평가도 없었다고 고용부는 강조했다.

태영건설의 안전보건 목표는 이를 담당하는 안전팀만의 실행목표였을 뿐 전체 사업부서에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한 목표·평가체계 등 어떠한 내용도 공유돼 있지 않았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본사 안전 전담팀이 사업부서에 편제돼 있어 위상이 낮고, 건설 현장의 안전보건직 정규직 비율도 동종업계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도 태영건설의 산재사망사고가 잦은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됐다. 태영건설 안전보건조직 구성원 136명 중 정규직은 42명(30.9%)에 불과해 시공순위 20위 내 건설업체 안전보건관리자 정규직 비율 평균인 43.5%를 밑돌았다.

본사 감독에서 나타난 이 같은 문제들은 현재 진행 중인 태영건설 소속 전국현장에 대한 불시감독 중간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건설현장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100% 집행하지 않았고, 평균 집행률도 매년 낮아지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지적사항이다. 2018년 95.2%였던 집행률은 2019년 91.3%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89.0%까지 떨어졌다.

본사 경영진의 인식·관심 부족이 건설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원가절감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여기에 현장에서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안전보건관리자 등을 제때에 선임하지 않아 현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권기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태영건설은 조직, 인력, 목표 설정·평가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감독을 계기로 태영건설이 환골탈태해 건설업계에서 안전역량이 기업의 핵심가치이자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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