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PB제품' 앞세워 첫 흑자 성과
경쟁력 없는 이커머스 중위권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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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원, 영업이익은 224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51.5% 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 매출이 9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 증가했고 컬리도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개 기업의 공통점은 각자의 강점을 중심을 바탕으로 확실한 '록인(고객 묶어두기)' 구조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망과 직매입 구조를 기반으로 '속도'의 우위에 섰고, 네이버는 자체 물류 없이도 AI 추천·결제·N배송을 결합한 '편리함'을 강화했다. 컬리는 큐레이션 중심의 고품질 상품 구성과 PB(자체 브랜드) 확대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혔다. 단순히 인프라를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방문을 유도해 플랫폼 안에서 소비가 반복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반면 중위권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SSG닷컴의 3분기 매출은 3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4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5억원)보다 257억원 더 늘었다. GMV(총거래액)가 1조4000억원으로 10% 감소한 영향이다. 지마켓도 같은 기간 매출 1871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17.1% 줄었고, 롯데온도 226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6%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거래액이 줄며 배송·마케팅 단가가 높아지는 구조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영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곳도 있다. 위메프는 지난 10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에 파산 선고를 받았고, 티몬은 카드사들의 결제망 협의 난항으로 지난 7월부터 무기한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11번가 역시 SK플래닛 품에 안기며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2019년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102억원으로 3분기에도 적자 기조는 불가피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상위 3곳의 질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경쟁은 이제 단순한 배송 속도 싸움이 아니라 '고객 선점전'으로 바뀌었다"며 "외형을 키우기 위해선 초기 투자비용이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은 체력을 갖춘 대형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격차를 좁히기 위해 후발주자들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반전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있다. 지마켓은 최근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5년간 7000억원을 투입, AI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여기에 중국발 이커머스의 공세도 거세다. 테무는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국내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애플리케이션 개선과 물류망 확충 등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이커머스의 가격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중소 셀러 중심의 온라인 생태계에도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