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확대·CET1 관리 개선 기대
'M&A추진실' 중심 전사적 지원 추진
은행 상품·채널 연계해 비이자 기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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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은 상반기 순수수료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비이자 수익 기반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인수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자본적정성 관리까지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행장은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내실을 다진 뒤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이르면 이달 안에 현 대주주인 SK증권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보통주 100%(60만500주)를 약 200억원대에 인수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이 비은행 금융사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이자수익 둔화 우려에 따른 수익 다변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5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 늘었지만, 주 수익원인 순이자이익(4988억원)은 2% 감소했다. 특히 순수수료이익은 68억원으로 전년 동기(157억원) 대비 57% 급감해 비이자 기반 취약성이 드러났다. 다만 충당금 전입과 영업외 손실이 줄면서 실적은 방어할 수 있었다.
주요은행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순수수료이익은 5102억원으로, 수협은행은 이들의 1.3% 수준에 그쳤다. 금리 인하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비이자이익 기반 확충은 불가피한 과제다.
트리니티자산운용 인수는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특히 자산운용업은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없는 수수료 수익 구조여서, 지난해부터 CET1 개선에 힘쓰고 있는 수협은행 입장에서는 자본 적정성관리에도 유리하다. 수협은행의 CET1 비율은 2022년 말 10.72%에서 올해 2분기 12.59%까지 개선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트리니티자산운용이 자회사로 안착할 경우 금융당국 권고치(13% 이상) 달성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트리니티자산운용의 규모와 손익 구조를 감안할 때 단기 성과 창출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리니티자산운용은 공모주와 하이일드, 중소형 IT주 등 주식형 펀드사업 중심의 중소 자산운용사다. 6월말 기준 총수탁액은 1569억원 수준이지만,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1억6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태다.
이에 수협은행은 'M&A추진실'을 중심으로 전사적 지원에 나선다. 인수 후 통합(PMI) 과정에서 은행의 상품·채널과 연계해 운용사 수익성을 안정화시키고, 비이자 기반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소규모 운용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은행과 운용사 간 시너지를 빠르게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현재 사업계획에서 제외돼 있다"며 "트리니티자산운용의 안정적 안착과 확장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비이자 기반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