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與잠룡리포트③]
한동훈·오세훈·홍준표·안철수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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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3%,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1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7%로 집계됐습니다. 한달 전 조사보다 이 대표는 1%포인트(p) 떨어졌고, 한 전 위원장은 2%p 올랐습니다. 조 대표는 동일했고요.
그 외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3%로 동률이었고요.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1%였습니다.
한국갤럽은 응답자에게 설문조사 보기를 불러주지 않고 떠오르는 대권주자를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자유응답 식입니다. 보기를 듣지 않고도 떠오르는 인물인 만큼 국민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갖췄다는 의미겠죠?
각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의 52%가 이 대표를 선택했습니다. 진보층도 42%가 이 대표를 골랐고요. 국민의힘 지지자의 45%와 보수층의 34%는 한 전 위원장을 차기 대통령으로 떠올렸습니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 응답률 11.2,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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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 총선 전 참모를 통해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적있는지, 왜 그러신건지, 혹은 잘못 알려진게 있다면 바로잡아 주십시오. 한 위원장과는 과거에 비해 다소 소원해진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글쎄, 우리 비서실장, 원내대표, 한동훈 위원장 이렇게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거같은데 오해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바로 그 문제는 풀었고 해소했습니다. 그리고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기에 정치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을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동훈 전 위원장과 오찬 불발 후에 연락을 한 적이 있습니까?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동훈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것이고, 아마 선거 이후에 본인도 많이 좀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거 같아서 부담을 안주고 기다리는 것이 맞지않나 생각을 해서 있습니다만,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옮긴 것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1사 1인 참석, 1인 1질문, 꼬리질문 불가 원칙으로 진행된 만큼 동일 사안에 대한 질문이 한 번 이상 나오지 않았는데요. 이례적으로 한동훈 전 위원장 질문은 두 번이나 나왔습니다. 한 전 위원장이 여권 내에서 얼마나 뜨거운 인물인지 보여주는 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1만명 안팎이었던 한 전 위원장 팬카페 회원수도 이날 5만명을 훌쩍 넘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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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전당대회 시점을 한달가량 미룰 수 있다고 내비치자 당권주자들은 물론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반발하거나 불편한 심기를 보였거든요. 동시에 지지층 내에선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한 전 위원장은 전당대회에 나온다 안 나온다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이 문제를 한 전 위원장에게 직접 물어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마음을 못 정했을 것 같기도 하고, 쉬는 기간인데 연락하면 불편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더라고요. 휴가를 방해하는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대통령실 기자회견에서 두 번이나 등장하고, 국민의힘 내부를 미묘한 신경전으로 몰아넣는 한 전 위원장의 이번주 외부활동 소식은 사실 별게 없습니다. 지난 6일 자택 근처 칼국수집에서 사진이 찍혔고, 오늘(11일) 오후엔 도서관에서 목격된 정도 입니다. 도서관 목격담을 보면 친절하게 사인을 해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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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0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22대 총선 당선인들과 오찬 겸 간담회를 열고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등 지역사업 추진 방향을 의논했습니다.
홍 시장은 이날 "아마 대구경북신공항 SPC(특수목적법인) 구성은 5월 내로 완료될 것"이라며 "대구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실무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또 "규제 프리존 특별법(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개정안)은 광주와 협력해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밝히며 지역 당선인들에게 더불어민주당과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하고요.
홍 시장의 당선인들과 만남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지역 당선인, 낙선인들과 만난 것처럼 세 결집을 위한 의도로도 읽힙니다. 광역단체장이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나는 게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지만요.
페이스북 활동도 열심이었는데요. 홍 시장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득이 하게 받아 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며 정치에 갑자기 입문한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어제 다시본 대통령 기자회견은 진솔하고 겸손 했지만 그래도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건 집권 2년간 검찰식 정치에 쌓였던 불만 때문일 것"이라며 "한나라의 대통령은 적어도 20~30년간 사회 각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여야를 조율할 정치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검찰총장 퇴임 후 급박하게 정치권에 들어와 대통령이 됐으니 아무래도 지난 2년동안 많은 실수도 있었을 거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제부터는 잘 하실거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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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해보자면 '갑툭튀' 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고, 대선 경선에서 패했지만 앞으로 펼쳐질 한 전 위원장과의 대결에선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만약 한 전 위원장이 정치 무대에 재등장하고,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여권 내에서 그의 상대는 '바로 나'라는 선전 포고랄까요. 그러니 홍 시장 입장에서 한 전 위원장은 어서 이 당에 얼씬도 못하게 쫓아내야 할 존재인데, 점점 더 지지세가 불어나니 답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날 홍 시장의 페이스북 글은 그의 대권 꿈을 더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홍 시장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좌파 정책도 받아들이고 국익을 위해서라면 우파정책도 받아들여 나라를 좌우가 공존하는 선진대국시대(先進大國時代)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게 내 마지막 꿈"이라고 남겼습니다.
국회에서 매일 '좌우' 극단적 진영 정치에 실망하는 와중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 있었다니, 홍 시장이 조금은 다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