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교체 잦아 전문성 소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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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말 수장이 된 구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중 열린 'CJ의 밤' 행사에서 당시 영화계에서 파다했던 CJ의 영화사업 철수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했었다. 그랬던 당사자가 1년여만에 물러난 배경과 관련해 지난해 영화·드라마 부문의 매출 감소에 이어 올 1분기에 개봉됐던 '외계+인' 2부와 '도그데이즈' '패스트 라이브즈'의 연이은 흥행 부진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누가 뭐래도 CJ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대표하는 '큰집'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나름의 '시스템화(化)'를 추구하며 영화·방송·음반 등 대중문화 각 분야의 질적·양적 팽창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부문은 '기생충' 등의 성공 사례가 말해주듯, '오너 일가'인 이미경 부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한국영화의 세계 시장 진출을 견인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공(功)이 크면 과(過)도 따라오는 법, 할리우드가 메이저 스튜디오의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오래전 법으로 금지했던 영화 투자·제작·배급의 수직계열화를 막대한 자본의 힘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구축했다는 비판은 CJ에 오랫동안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또 돌발 변수가 많고 의외성이 높은 대중문화산업일수록 따뜻할 때와 추울 때를 모두 경험해 본 '선수'들에 의해 성패가 좌우됨에도, 내부 인력의 물갈이가 너무 잦아 사내 전문가 양성에 소홀하다는 지적 역시 늘 있어왔다. CJ 속사정에 밝은 한 영화계 관계자는 "원래도 CJ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회사로 유명한데다, 최근에는 구조조정까지 세게 이뤄진 상황"이라며 "지난해 야심차게 개봉했지만 큰 적자를 감수해야만 했던 몇몇 영화의 경우, 인력이 너무 줄어들어 홍보 등 개봉까지의 단계별 주요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할 줄 아는 담당 직원이 크게 부족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공동대표 한 명 빠진 걸 두고 '명가'의 위기를 과장하려는 게 아니다. CJ가 직급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사람을 지금보다 더 귀하게 여기는 곳으로 달라진다면, '리딩 컴퍼니'로서의 명성은 물론 업계의 믿음도 회복하리라 기대한다. 오며 가며 20년 넘게 곁에서 지켜봐 온 관찰자 처지에서 드리는 고언이다.